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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중 기억의 시스템 공고화 (Systems consolidation of memory during sleep)

  • 작성자

    박정현, 박민정, 김재경 (한국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 작성일자

    2024-12-12
  • 조회수

    655

수면 중 기억의 시스템 공고화

(Systems consolidation of memory during sleep)

 

 


 

박정현: 한국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eonghyeon_park@kaist.ac.kr)

박민정: 한국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minjeong.park@kaist.ac.kr)

김재경: 한국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jaekyung.kim@kaist.ac.kr)

 

1. 서론 

 

기억에 대한 공고화 (consolidation)는 새롭게 얻은 변화하거나 소거되기 쉬운 단기기억을 하루, 주, 달에 걸쳐 보다 안정적인 장기기억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1, 2]. 기억 공고화는 크게 시스템 공고화 (systems consolidation)와 시냅스 공고화 (synaptic consolidation)로 설명할 수 있다. 시스템 공고화는 뇌의 여러 영역 사이에서 시냅스 연결과 신경 활동의 표상 (neural representation)의 변화를 의미하며, 시냅스 공고화는 뇌의 국소적인 영역에서 시냅스 강도의 변화를 의미한다. 수면은 기억 공고화의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예로, 새로운 학습을 한 다음 수면을 제한하게 되면 기억 공고화 과정에 매우 큰 악화를 초래하게 된다 [3, 4]. 가장 보편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수면 중 기억의 시스템 공고화는 해마 (hippocampus)와 대뇌 피질 (cerebral cortex) 간 연결을 통해 불안정한 기억이 장기적으로 안정화되는 과정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이 과정을 능동적 기억 공고화 (active systems consolidation)라 칭한다. 능동적 기억 공고화는 처음에는 해마 의존적 기억에 대해서만 주로 설명하였으나, 최신의 연구에서는 해마 비의존적이라고 간주되었던 기억에서도 해마가 관여하고 있음이 제시되었다 [5, 6]. 기억 공고화 과정에서 기억의 장기적인 안정성 (long-term stability)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기억의 추상화, 일반화, 효율화, 및 피질화 (corticalization) 과정이 수반된다 [1].

 

 

수면의 단계 (sleep stage)는 크게 렘 (REM, rapid eye movement)과 비렘 (NREM, non-REM) 수면으로 분류된다 (그림1a). NREM 수면은 사람에서 총 4단계로 구분되어 분석되기도 하지만, 설치류에서는 수면 단계가 짧고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갖는다. 각 수면 단계는 주로EEG (electroencephalogram) 또는 LFP (Local Field Potential)의 특성에 기반하여 분류된다. NREM 수면 중에는 느린진동 (slow oscillation), 수면방추 (sleep spindle), 잔물결진동 (sharp wave-ripple) 과 같은 파동이, REM수면 중에는 세타 파동 (theta wave)이 주로 관찰된다. 첫 번째로 느린진동 (그림1b)은 대뇌 피질에서 주로 관찰되며, NREM 수면 중 관측되는 느린 파동 (0.5-4Hz)으로 정의된다. 느린진동과 같은 느린 파동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뉴런이 동시에 탈분극 (depolarization)되어 점화 (firing) 하는 고활동상태 (up-state)와 여러 뉴런이 동시에 과분극 (hyperpolarization) 되어 뉴런들이 조용한 (silence) 상태인 저활동상태 (down-state)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수면방추 (그림1c)는 0.5-2초간 지속되는 10-15Hz로 진동하는 파동으로, 시상-피질 시스템 (thalamocortical system), 특히 시상의 일부인 핵 망상 (nucleus reticularis)의 GABA (γ-aminobutyric acid) 분비 뉴런에 의해 형성되며, 시상-피질 경로를 통해 대뇌 피질로 전달된다 [7]. 세번째로 잔물결진동 (그림1d)은 해마의 CA3에서 전달되는 sharp wave에 의해 CA1의 피라미드 (pyramidal) 뉴런이 동시에 발화하며 만들어지는 150-250Hz의 진동이다 [8]. 이 과정에서 깨어 있을 때 경험한 신경 활동의 표상이 시간적으로 압축된 상태로 수면 중 되풀이 되는 기억 재활성 (memory replay/reactivation)이 주로 나타나며, 기억 공고화의 핵심 기전으로 연구되고 있다 [9].  마지막으로, REM 수면 중에는 해마에서 5–8 Hz의  세타 파동 (그림1e)이 관찰되며, 세타 파동은 중앙 격벽 (medial septum) 에서 해마로 뻗은 (projecting) 글루탐산, GABA, 아세틸콜린 분비 뉴런에 의해 형성된다 [10]. 

 

2. 본론 

 

2-1 수면 진동에 의한 기억 공고화

 

 

수면 중 대뇌 피질에서는 느린진동과 수면방추, 해마에서는 잔물결진동이 나타난다 (그림 2). 이러한 수면 진동이 대뇌 피질과 해마를 포함한 다른 뇌 영역 간의 상호작용을 조절하고, 해마 및 대뇌 피질에서의 기억 재활성을 유도함으로써 신경 표상과 시냅스의 변화를 발생시킨다.  느린진동과 수면방추는 학습 이후의 수면에서 증가하며 기억 재활성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11]. 일반적으로 느린진동의 고활동상태 (up-state)에 수면방추가 많이 발생한다. 느린진동의 고활동상태에 수면방추를 인위적으로 유도하면, 학습과 기억이 강화되었다는 연구가 있다 [12, 13].  반면에 수면방추가 같이 발생하지 않는 느린진동은 피질 영역의 시냅스를 약화시키고, 느린진동과 수면방추의 결합이 잘못되면 학습과 기억의 능력이 약화된다는 보고가 있다 [14, 15]. 

 

해마의 CA1에서 만들어지는 잔물결진동 또한 학습에 관여한다. [16]. 학습 이후에 느린진동, 수면방추, 잔물결진동 세 진동의 동시발생도 (coupling)가 증가함으로써 이후 기억 재현시의 행동 과제의 성공률이 증가한다는 결과가 있다 [17]. 정밀한 전기자극을 통해 해마의 잔물결 진동과 다른 수면진동들과 동시발생도를 강화한 결과, 전두엽 신경 표상의 재구성이 관찰되었고, 학습에 대한 전두엽 반응성이 증가하여 높은 기억 형성과 학습의 결과를 보인 연구도 있다 [18]. 또한 최근 한 연구는 장기운동학습 동안 위 수면진동들의 동시발생도의 두단계적 변화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전환)가 운동 학습 과정의 뇌 신경 표상의 안정화와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기억 공고화를 이룬다는 것을 보였다 [5]. 정리하면, NREM 수면 동안의 느린진동, 수면방추, 및 잔물결진동의 긴밀한 조율과 동시발생도가 기억 재활성을 통한 기억 공고화 과정에 핵심적인 기전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여러 연구에서 보이고 있다.

 

2-2 수면 중 신경조절물질과 기억 공고화

 

 

각 수면 단계는 여러 신경조절물질 시스템 (neuromodulatory system)의 활성을 동반한다.  노르에피네프린 (Norepinephrine, NE)은 신경조절물질 (neuromodulator) 중 하나로, 뇌의 청색반점 (locus coeruleus, LC) 영역에서 주로 방출된다. NE를 방출하는 청색반점의 신경활동은 각성 상태 동안 뇌의 각성 (arousal) 정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 한편 수면 중에도 NE의 농도가 변화하며, NREM 수면에서는0.02Hz의 느린 속도로 진동하고, REM 수면 때 최저가 된다 (그림3). NE의 농도 변화는 수면방추의 발생 빈도와 기억 공고화 과정에도 영향을 미치며, 이때 청색반점의 뉴런이 발화할 때 수면방추가 많이 발생한다 [20, 21].

 

도파민 (Dopamine, DA) 역시 수면 중에 뇌의 영역에서 농도가 변화하며, 도파민 농도의 급격한 상승에 따라 NREM 수면에서 REM 수면으로 전환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22]. 도파민은 기억 형성에 관여하며, 학습과정에서 광유전학적으로 VTA (ventral tegmental area) 영역의 도파민 뉴런을 자극했을 때, 잔물결진동 발생과 함께 특정 장소 경험에 대한 기억 재활성이 강화되고, 새로운 장소 기억 형성에 도움을 준다 [23]. 또한, 수면 중 해마의 특정 장소 세포 (place cell)가 발화할 때, 도파민 뉴런의 안쪽 앞뇌 다발 (medial forebrain bundle, MFB)로 추정되는 회로를 자극하면 특정 장소에 대한 기억이 강화된다는 연구가 있다.  [24]. 이러한 연구 결과들에 따라, 수면 중 도파민의 활성은 새롭게 형성된 기억 중 어떤 기억에 가중치를 두고 강화할지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2-3 수면 중 시냅스 조정과 기억 공고화

 

 

뇌에서 정보 저장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신경 세포 간의 시냅스의 조정 (synaptic scaling)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추정된다 (그림 4). 기억 형성을 위한 시냅스의 지속적인 형성 및 강화는 결국 뇌 상태를 최대 용량, 즉 포화 상태에 이르게 하고, 뇌는 더 이상 정보 저장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관점에서 수면 중 시냅스를 제거하거나 약화하는 과정이 기억 공고화의 중요한 현상으로 생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Tononi와 Cirelli 연구그룹은 수면이 학습 중에 강화했던 시냅스 기능을 항상성적으로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는 시냅스 항상성 이론 (synaptic homeostasis hypothesis; SHY)을 제시했다 [25]. SHY 가설은 깨어 있는 동안 시냅스 강도의 전체적 강화가 일어나고, 이후 수면에서는 시냅스 축소 및 제거를 통해, 각성 때 들어온 정보의 저장 및 기억 유지를 최적의 상태로 만들고 있다고 제안한다. 실제로 NREM 수면 중 새로운 학습에 연관된 시냅스에 위치한 AMPA 수용체 레벨이 감소하여 시냅스가 약화된다는 연구가 있다 [26]. 그러나 이광자 현미경 (two-photon microscopy)을 이용한 연구에서는 NREM 수면동안 운동 학습 중 새롭게 형성된 시냅스가 보호되고, 추가로 새 시냅스가 형성되었다는 결과도 있다 [27]. 또한, REM 수면과 시냅스 소멸을 관련 짓는 연구들이 제시되었는데, REM 수면을 거치게 되면 대뇌 피질과 해마 모두에서 뉴런 발화 빈도가 감소하는 결과가 있다 [28, 29]. 이광자 현미경을 이용하여 시냅스를 관찰한 연구에서도, REM 수면이 새로운 시냅스를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유지하는 다면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30].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했을 때, REM 수면은 전체적으로 시냅스를 약화함과 동시에 새롭게 형성된 시냅스를 유지하는 기능을, NREM 수면은 기억에 관여하는 뉴런들 간의 연결을 강화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3. 결론

 

 

수면 중 학습 기억의 시스템 공고화 과정은 해마와 대뇌피질 등 여러 뇌 영역의 뉴런 간 연결의 재구성을 수반한다. 이 과정은 시스템 기억 공고화를 통해 설명될 수 있으며, 새롭게 학습된 신경 활동이 NREM 수면 중 해마 및 대뇌 피질에서 재현 (기억 재활성)되며, 기억 공고화 과정이 해마에서 대뇌 피질로 전환된다 (그림 5). 이 과정은 NREM수면 중의 여러 진동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주로 이뤄지며, 대표적으로 기억 재활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느린진동, 수면방추, 잔물결진동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인해 작용한다. 한편, 아직은 연구결과가 부족하나 수면 단계별로 특이적인 신경조절물질의 농도 변화가 일어나며 수면 진동에 의한 기억 재활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지막으로, 수면 중 시냅스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저장된 기억의 연결은 강화되고, 불필요한 기존의 경험은 기억 저장에 기여하는 정도가 감소하는 선택적인 시냅스 강도의 변화가 발견된다.  NREM 수면과 REM 수면에서는 각각 기억에 관련되는 시냅스의 강화와 소거를 유도함으로써 기억 공고화가 이루어진다고 보인다. 

 

4.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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