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화학분자생물학회입니다.
조직의 물리적 특성 기반 준-공간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을 통한 간 내 초기 노화 연관 미세환경 규명
작성자
김천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종은 (KAIST)작성일자
2026-03-16조회수
943조직의 물리적 특성 기반 준-공간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을 통한 간 내 초기 노화 연관 미세환경 규명
Quasi-spatial single-cell transcriptome based on physical tissue properties defines early aging associated niche in liver
Nature Aging 5, 2025


김천아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융합연구단 책임연구원 (kimchuna@kribb.re.kr)
박종은 : KAIST 의과학대학원 부교수 / IBS 바이러스기초연구소 CI (jp24@kaist.ac.kr / jp24@ibs.re.kr)
연구배경
노화 세포(Senescent cells)는 영구적인 세포 주기 정지와 더불어 다양한 염증성 사이토카인, 케모카인, 기질 금속단백분해효소(MMPs) 등으로 구성된 노화 연관 분비 표현형(Senescence-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 SASP)을 분비하는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노화 세포의 축적은 주변 조직의 구조와 기능을 점진적으로 변화시켜 고유의 노화 연관 미세환경을 형성하며, 이는 만성 질환과 조직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복잡한 조직 내에서 노화 세포가 형성하는 미세환경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노화 제어 및 질환 극복에 필수적이다.
우리는 정상 조직이 노화 조직으로 변화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정의할 수 있는 최초의 변화는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떠올리고, 최초의 변화라는 매우 드물고 국소적인 현상을 어떻게 포착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을 고민하게 되었다. 최근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세포 이질성에 대한 이해가 획기적으로 높아졌으나, 조직을 단일 세포 수준으로 완전히 분리(dissociation)하고 이를 무작위로 포집하여 분석하는 과정에서 조직 내 소수 세포 집단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고, 분리가 어려운 조직 미세 구조에 대한 역-편향성이 발생하는 문제로 인해 노화 세포 및 노화 미세환경에 대한 분석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생체 내 노화 세포가 형성하는 국소적인 병리적 변화를 정확히 해독하려면, 노화 세포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미세환경만을 선택적으로 농축(Enrichment)하여 시퀀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진은 노화 세포의 분비물질이 세포 외 기질(ECM)을 변형시켜 장기의 물리적 특성을 바꾼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국소적인 섬유화가 발생한 노화 조직의 미세환경을 농축하여 단일세포로 해독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법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연구결과
1. 물리적 특성 기반의 피니-시퀀싱(FiNi-seq) 플랫폼 개발
간의 섬유화 지역을 농축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피니-시퀀싱(FiNi-seq, Fibrotic Niche enrichment sequencing)'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고안하였다. 이 분석법은 조직을 단일 세포로 분리하는 효소 소화 과정에서, 섬유화된 노화 미세환경이 강한 분해 저항성을 지닌다는 물리적 특성을 역이용했다. 일반적인 분리 과정을 거친 후 정상적으로 낱낱이 분리된 세포들은 씻어내고, 세포 외 기질의 변형으로 인해 강하게 뭉쳐있는 '섬유화된 미세환경 덩어리'만을 필터링을 통해 특이적으로 농축하였다. 이후 농축된 덩어리들을 추가적으로 분리하여 단일세포 시퀀싱을 수행함으로써, 공간적 맥락을 유지하면서도 고해상도의 전사체 데이터를 얻는 준-공간(Quasi-spatial) 데이터를 생산하였다.

그림 1. 조직의 물리적 분해 저항성을 기반으로 한 FiNi-seq 분석 방법론의 원리
표준 효소 소화 과정에서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남는 섬유화된 조직 덩어리를 물리적 필터링을 통해 선택적으로 농축하는 워크플로우를 도식화하였다. 이 독창적인 접근법을 통해 기존 단일세포 분석에서 기술적 한계로 누락되었던 고밀도의 노화 연관 미세환경(Fibrotic niche) 세포들을 고해상도로 포착할 수 있다.
2. 섬유화 연관 노화 미세환경 규명
마우스 모델의 간 조직에 FiNi-seq 플랫폼을 적용한 결과, 강한 물리적 분해 저항성을 가지는 국소적 섬유화 미세환경(Fibrotic niche)이 노화된 마우스뿐만 아니라 젊은 마우스의 간 조직에서도 이미 뚜렷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간 조직의 병리적 변화가 장기 전체의 노화가 일어나기 훨씬 이전부터, 국소적인 미세환경 단위에서 매우 초기부터 시작됨을 시사한다.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을 통해 젊은 쥐와 늙은 쥐의 섬유화 미세환경을 비교 분석한 결과,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미세환경을 구성하는 세포들의 조성이 극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구체적으로, 젊은 쥐의 섬유화 미세환경과 노화된 쥐의 섬유화 미세환경을 명확히 구분 짓는 핵심 세포군으로 1) p21 등의 노화 마커를 높게 발현하는 노화 혈관내피세포(Senescent endothelial cells), 2) Smoc1 유전자를 특이적으로 강하게 발현하는 섬유아세포(Smoc1+ fibroblasts), 그리고 3) 면역 탈진 표현형을 보이는 탈진 T 세포(Exhausted CD8+ T cells)가 노화 과정에서 급격히 축적됨을 발굴해 내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연령에 따른 섬유화 미세환경의 세포 조성 변화는 간 섬유화 및 간경화 유도 모델(CCl4 처리 모델)의 질환 진행 동역학(Kinetics)과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사염화탄소(CCl4) 유도를 통한 급성 간 손상 모델에서는 젊은 마우스의 섬유화 미세환경에서 주로 관찰되는 Wif1+ 섬유아세포 풍부하게 나타난 반면, 지속적인 손상을 가한 만성 간경화 모델에서는 노화된 마우스의 섬유화 미세환경을 특정 짓는 Smoc1+ 섬유아세포의 비율이 높아졌다. 이는 노화 간 조직이 임상적으로 명확한 간 섬유화 질환으로 진단받지 않은 정상적인 과정 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소적인 미세환경 수준에서는 이미 급성 손상에서 만성 중증 섬유화로 이행하는 질환적 병리 패턴을 따르고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그림 2. FiNi-seq을 통해 규명한 간 내 노화 연관 섬유화 미세환경의 핵심 세포군
(A) 노화 마커(p21 등)를 강하게 발현하며 섬유화 미세환경에 특이적으로 농축되어 존재하는 노화 혈관내피세포 아집단을 확인하였다. (B) Wif1 및 Smoc1 유전자를 고발현하며 병리적 기질 리모델링을 주도하는 특정 섬유아세포 집단이 미세환경의 주요 구성원임을 규명하였다.
3. FiNi-ATAC-seq 및 공간 전사체 통합 분석을 통한 노화 미세환경 규명
앞서 발굴한 섬유화 연관 세포 집단이 실제 장기 내 어느 위치에 존재하는지 검증하기 위해, 단분자 RNA FISH와 공간 전사체 분석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FiNi-seq을 통해 발굴한 노화 혈관내피세포 및 Smoc1+ 섬유아세포가 간 구조 내에서 주로 문맥 주변부인 존 1(Zone 1, Periportal zone) 영역에 집중적으로 군집을 이루며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나아가 단일세포 및 공간 다중 오믹스 통합 분석을 통해 확인한 이 특정 영역은 면역 세포의 침윤과 만성적인 염증 반응, 그리고 기질의 리모델링이 동반되는 섬유화-염증성 미세환경의 특성을 보임을 확인하였다.
섬유화 미세환경의 핵심 구성원인 Wif1+ 및 Smoc1+ 섬유아세포는 케모카인인 CCL19를 강력하게 분비한다. 세포 간 상호작용 분석을 통해 이 CCL19 신호가 T 세포를 섬유화 환경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주요 신호일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하였다. 노화 섬유화 환경의 T 세포는 PD-1을 고발현하는 탈진 표현형을 보이는데 이러한 변화는 노화 섬유아세포가 강하게 발현하는 PD-L1의 변화와 연관이 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단일 핵 ATAC-seq (FiNi-ATAC-seq)을 통해 노화 혈관내피세포의 세포 정체성 상실 현상을 포착했다. 노화된 혈관내피세포는 야마나카 인자(Yamanaka factors)와 관련된 크로마틴 접근성 및 발현이 증가하였으며, 간 조직 고유의 혈관내피세포가 지닌 유전자 발현 패턴보다 다른 장기(장, 근육 등)의 혈관내피세포와 유사한 특성을 보였다.

그림 3. 공간 전사체 분석을 통한 노화 미세환경의 공간적 매핑 및 특성 규명
smFISH 및 공간 전사체 기술을 활용하여 FiNi-seq으로 발굴한 핵심 노화 세포들이 간 소엽 내 Zone 1(문맥 주변부) 영역에 집중적으로 국소화됨을 공간적으로 입증하였다. 다중 오믹스 통합 분석 결과, 해당 영역은 광범위한 면역 세포 침윤과 기질 변형이 동반되는 전형적인 섬유화-염증성 미세환경의 특징을 나타낸다.
연구의 성과 및 의의
본 연구는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의 공간적 정보 상실과 노화 조직 특유의 물리적 분해 저항성이라는 근본적인 한계를 '물리적 특성 기반 농축'이라는 독창적인 접근법으로 극복하고, 간 조직 내 '초기 노화 연관 미세환경'을 고해상도로 정밀하게 해독할 수 있는 방법론(FiNi-seq)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나아가 FiNi-seq과 공간전사체 데이터를 통합함으로써, 간 조직 내에서 노화 세포가 어떤 미세환경을 형성하고, 세포 간 상호작용을 통해 주변 면역 시스템을 교란하며 조직의 재생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는지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고해상도 세포 지형도를 그려냈다.
특히, 임상적으로 섬유화가 진단되지 않은 초기 노화 단계 및 젊은 조직 내에서도 이미 만성 간 질환 모델의 병리적 동역학과 유사한 미세환경이 존재함을 확인한 것은 질환 발생 이전의 미세한 변화를 조기에 포착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발견이다. 이 결과는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을 비롯한 다양한 만성 간 질환으로의 병리적 이행 과정 이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으로 본 연구에서 규명한 초기 노화 미세환경의 핵심 세포와 신호 전달망을 선택적으로 표적하고 조기에 제어함으로써, 전신적인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선제적인 노화 관리가 가능한 차세대 정밀 맞춤형 항노화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림 4. 노화 연관 미세환경 내의 복잡한 세포 간 상호작용 및 공간적 이질성 모식도
노화 세포가 분비하는 SASP 인자들이 주변의 다양한 세포들과 공간적으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조직을 만성적인 병리 상태로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종합 모식도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복잡한 노화 미세환경의 실제적인 분자·세포 지형도를 구체적으로 그려냄으로써, 노화 및 만성 질환 제어를 위한 새로운 병리학적 단초를 제공한다. (Adapted from Kim et al., BMB Rep. 2026)
참고문헌
1. Tak, K. Y., et al. (2025). Quasi-spatial single-cell transcriptome based on physical tissue properties defines early aging associated niche in liver. Nature Aging, 1-21.
2. N. Schaum et al. (2020). Ageing hallmarks exhibit organ-specific temporal signatures. Nature 583, 596-602.
3. The Tabula Muris Consortium. (2020). A single-cell transcriptomic atlas characterizes ageing tissues in the mouse. Nature 583, 590-595.
4. Suryadevara, V., et al. (2024). SenNet recommendations for detecting senescent cells in different tissues. Nature Reviews Molecular Cell Biology 25, 1001-1023.
5. López-Otín, C., et al. (2023). Hallmarks of aging: An expanding universe. Cell 186, 243-278.
6. Ogrodnik, M., et al. (2024). Guidelines for minimal information on cellular senescence experimentation in vivo. Cell 187, 4150-4175.
7. Ogrodnik, M., et al. (2017). Cellular senescence drives age-dependent hepatic steatosis. Nature Communications 8, 15691.
8. Zhao, H., et al. (2024). Identifying specific functional roles for senescence across cell types. Cell 187, 7314-7334.
9. Bloom, S. I., et al. (2023). Mechanisms and consequences of endothelial cell senescence. Nature Reviews Cardiology 20, 38-51.
10. Kim, J., et al. (2026). Imperfect repair in aging: senescent cells and the hepatic fibrotic niche. BMB reports 5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