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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대회 참관기

2018 Society for Neuroscience(SfN) 참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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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작성일자

    2019-01-01
  • 조회수

    394

2018 Society for Neuroscience(SfN) 참가 후기

 

현의수

KAIST 생명과학과 석박통합과정

hus9301@kaist.ac.kr

 

 

Society for Neuroscience(SfN)은 신경과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자주, 다른 분야를 연구하더라도 워낙 유명해서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학회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신경과학 분야 학회이며, 신경과학 안의 다양한 연구 분야와 그들을 연구하는 수많은 학자들이 모여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공유하는 자리이다. 대학원에 입학하고 신경과학을 공부하면서 ‘언제쯤 참석해 볼 수 있으려나…’ 하는 마음은 가지고 있었으나, 감사하게도 교수님께서 올해 참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2018 SfN Annual Meeting에 참가하게 되었다.


학회 전날, 긴 시간을 비행기에서 보내고 샌디에이고에 도착하였다. 처음 밟아보는 아메리카 대륙의 공기와 분위기를 느껴보려고 했으나 여독과 시차 때문에 제대로 잠을 못 이루고 피곤한 첫 날밤을 보냈다. 학회가 시작되는 두 번째 날엔 교수님께서 소개해주신, 맛있다고 정평 난 미국의 베이글 전문점에 가서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고(진짜 맛있었다) 첫 세션에 참가하기 위하여 학회장으로 향했다. 큰 학회라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학회장 자체가 컸고 그 안을 빼곡하게 포스터와 세션룸이 채우고 있었는데 세션은 보통 4~5가지 세션이 동시에 진행되고, 포스터는 코드가 A부터 시작하여 ZZZ까지 있었다. 명불허전 신경과학의 백화점이었다.


먼저 포스터 세션장에 들어갔는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토론하는 모습은 큰 자극이 되었다. 연구자들이 열정을 가지고 서로의 연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정열적으로 설명하고 토론하는 모습을 보면서 잊고 있었던 과학에 대한 열정의 불길이 지펴졌달까. 매우 잘 만들어진, 학회 측에서 제공한 플래너 어플이 나의 관심분야의 일정을 알려주고 있었지만 활발한 저 토론에 끼어들고 싶었고, 질문하고 싶어졌다. A부터 ZZZ까지 나의 관심분야가 아니더라도 쭉 포스터를 보았다. 학부생 시절 넌지시 배웠던 신경 발생학부터, 기억, 학습, 인지, 뇌질환 분야까지 정말 다양한 포스터를 보았다. 전부다 제대로 이해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친절한 발표자들의 설명을 듣고 최대한 과학적으로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였다. 다양한 포스터를 보면서 요새 신경과학의 논리 전개 방식 트렌드를 익히고, 최신 신경과학 기술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 이 시간을 통해 직접적이던 간접적이던 앞으로 나의 연구에 많은 도움을 줄 지식과 경험을 쌓은 것 같다. 이렇게 오전이 지나고 점심엔 교수님과 실험실 멤버들과 함께 ‘미국에 왔으니 햄버거를 먹자!’라고 하여 맛있게 미국식 햄버거를 먹었다. 다시 학회장에 도착하였을 때 정말 놀랍게도 오후엔 A부터 ZZZ까지 있던 포스터가 전부 다 갈아치워져 있었다! 얼마나 큰 학회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렇게 A to ZZZ의 포스터를 5일간 오전, 오후 나눠서 계속 바꾸어서 전시하는 시스템이었다. 난 오전과 같이 엄청난 규모의 포스터 세션을 계속 돌았다.

 

두 번째 날엔 나 역시 포스터를 준비해와서 발표를 하게 되었다. 아쉽지만 나 자신의 발표엔 만족하기 힘들었다. 부족한 데이터도 데이터이지만, 영어로 발표 준비를 성실히 하지 못한 것 같아 포스터를 보러 온 분들께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 같았다. 하지만 다들 과학을 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부족한 발표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이해하고 나에게 유익한 코멘트를 주기도 하였다. 

 

대사와 섭식 행동을 조절하는 신경세포들을 연구한다는 우리 실험실의 분야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는 분야가 아니라서 우리 분야만을 위한 세션은 없었다. 다만 내가 연구하고 있는 Neuronal Population의 역할을 인지(Sensory)와 보상 행동(Reward Behavior)의 맥락에서 연구하는 분들이 모인 세션이 있어서 참가하였다. 낯설긴 했지만 매우 인상 깊었던 세션이었다. 평소에 잘 생각하지 않는 기능이라 새로웠고, 나의 실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앞으로 깊게 고려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SfN은 2019년 시카고, 2020년 워싱턴, 그리고 2021년 다시 시카고를 지나 2022년에 다시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다고 한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2022년엔 졸업 후 어엿한 독립적인 연구자가 되어서 샌디에이고에서 만나자고 하셨다. 이 어마어마한 학회를 다시 참여할 그날이 오기를 나도 간절히 기대하며 열정을 가지고 나의 연구를 이어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