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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이상지방간염(MASH)은 극복 가능한가? 병태생리 기반의 다중표적 치료 접근
작성자
이용호 (연세대학교)작성일자
2025-07-14조회수
1117대사이상지방간염(MASH)은 극복 가능한가? 병태생리 기반의 다중표적 치료 접근

이용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 병원 내분비내과
yholee@yuhs.ac
서론
간에 지방이 축적되고 염증 및 섬유화가 동반되면서 간경변 및 간암까지 발생할 수 있는 지방간질환은 과거 ‘비알코올지방간질환(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이라는 용어로 정의되어 왔으나, 많은 역학 연구와 기초 연구결과들을 통해 최근에는 대사이상과의 밀접한 연관성이 강조되면서 새로운 질병 개념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비만, 인슐린저항성, 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이상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명칭인 ‘대사이상지방간질환(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MASLD)’이 2023년 국제적으로 도입되면서 질병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개념 변화는 질병의 병태생리적 이해 뿐 아니라 치료 표적 개발 측면에서도 중요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MASLD 중 진행된 형태인 대사이상지방간염(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hepatitis, MASH)에 대한 신약인 Resmetirom이 2024년 미국 FDA의 허가를 받으면서 임상에서의 적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약제를 사용하여 MASH 관해(resolution)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의 비율이 20% 이하이고, 섬유화가 개선되는 비율은 11.7% 이하라는 결과는 더욱 효과적이고 안전한 MASH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MASH: 간질환을 넘어서 전신 질환으로의 인식 전환
과거에는 간내 지방 축적이 비교적 양성(benign)적인 현상으로 간주되었지만, 다수의 역학 연구를 통해 섬유화가 동반된 지방간 환자에서 예후가 유의하게 나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MASH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MASH 환자들은 간경변이나 간암과 같은 간 자체의 문제로 사망하는 경우보다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더 높고, 간 외부 장기에서 발생하는 암(예: 대장암, 유방암 등)의 위험도가 더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이에 따라, MASH는 단순히 간질환에 국한되지 않고, 심혈관계, 근골격계, 장내환경 등 다양한 장기와의 상호작용을 포함한 전신적 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개념이 도입되고 있다 (그림 1). 실제로 우리 연구팀은 MASH가 진행됨에 따라 근감소증이 발생하고, 근감소증이 있는 환자에서는 지방간 및 MASH가 더욱 악화된다는 사실을 규명한 바 있다 (2). 또한 장내 미생물 불균형(dysbiosis)은 MASH의 발병 및 진행 뿐 아니라 근감소증과 심뇌혈관질환의 발병과도 연관되어 있어, 이러한 장기 간의 상호작용(interorgan crosstalk)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러한 병태생리의 중심에는 인슐린 저항성, 내장지방, 산화 스트레스, 만성 염증, 그리고 노화와 같은 기전이 작용하고 있고, 간이라는 장기에는 간세포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대식세포나 T 세포 등과 같은 면역세포, 간성상세포, 내피세포 등 다양한 세포들이 분포하고 이들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MASH가 악화되고 섬유화가 진행된다.

다양한 장기에서의 타겟을 활용한 MASH 치료제 연구 개발
따라서, FXR agonist, PPARα/δ agonist, ASBT inhibitor, FGF19 analog, Dual CCR2/CCR5 antagonist, Pan-caspase inhibitor, ASK1 inhibitor, Galectin-3 inhibitor 등 특정 염증 경로나 섬유화 타겟을 대상으로 개발된 치료제들은 세포 및 동물 실험에서는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지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 3상 시험에서는 좋은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여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3). 그러나, 간에 존재하는 갑상선 호르몬 수용체를 타겟으로 개발된 Resmetirom은 간의 지방 대사 개선을 통한 지방 축적의 억제 및 염증 호전 기전을 통해 3상 임상 시험을 최초로 성공하여, 대사 조절이 MASH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이후 당뇨병 및 비만의 강력한 치료 타겟인 GLP-1 (glucagon-like peptide-1) 이라는 인크레틴 호르몬 유사체 기반의 약물들이 2, 3상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GLP-1 수용체와 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 (GIP)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시키는 Tirzepatide와 GLP-1 수용체와 glucagon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Survodutide는 MASH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시험에서 48~52%의 뛰어난 MASH 관해율을 보여주었고, GLP-1 수용체작용제인 Semaglutide는 3상 임상시험에서 29%의 유의한 관해율을 달성하여 두번째 MASH 치료제로의 승인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우리 연구실은 지난 2015년부터 간담췌외과, 소화기내과 연구팀과 함께 MASH환자의 간조직과 혈액 조직 등을 확보하여 기전 규명, 치료 타겟 및 진단/예후 예측 바이오마커 발굴을 위한 중개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2023년부터는 가천대 길병원과 계명대 동산병원의 연구팀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다기관 MASH 코호트를 구축하고, 서울대 생명과학부, 고려대 화학과 연구팀과 함께 다중오믹스 분석 플랫폼을 확립하여 연구를 확장하고 있다. 본 연구팀은 확보된 MASH환자의 샘플을 분석하여, 자가포식(autophagy)의 억제 및 NLRP3 inflammasome의 활성이 증가되어 있음을 규명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약물로서 현재 고지혈증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ezetimibe 약물이 MASH 마우스 모델에서 치료효과가 자가포식을 매개하여 나타남을 입증한 바 있다 (4). 이러한 기초 실험 결과를 근거로 실제 MASLD 환자에서 이 약물의 지방간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지 증명하기 위해 무작위 배정 전향적 임상시험을 진행하였고, MRI 를 활용한 지방간 평가 결과 유의하게 지방간이 개선됨을 발표하였다 (5) (그림).

앞서 기술한 것처럼 MASH의 병인 기전으로 장 및 장내미생물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연구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GLP-1과 GLP-2 수용체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표적 단백질(GLP1/2-Fc)을 합성하여, 2형 당뇨병, 비만 뿐 아니라 MASH에 대한 치료 가능성을 마우스 동물 모델에서 평가하였다. 콜린결핍 및 고지방/고과당 식이를 투여한 지방간염 마우스 모델에서 GLP1/2-Fc는 체중, 혈당, 인슐린 저항성 개선 뿐 아니라 간내 중성지방, 염증 및 섬유화 지표를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또한 장 구조의 회복, 장내 투과도 개선, 혈중 LPS 농도 감소, 장내 미생물 구성 변화 등이 관찰되었고, 분변이식 실험을 통해 장내 미생물이 GLP1/2-Fc의 치료 효과에 일부 기여함을 증명하였다 (6). 이 연구는 복합적인 병인기전을 갖는 MASH에서 인슐린 저항성, 장 장벽 기능, 미생물 불균형 등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하였고, 특히 GLP-2 기반 장 표적 치료기전을 지방간염에서 입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림). 해당 물질은 회사에 기술 이전 한 뒤, 현재 2형 당뇨병 및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임상 시험을 현재 진행 중에 있어, 향후 실제 대사 질환 환자들에게 치료제로서 도입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결론
현재 MASH 치료에 있어 가장 예후가 나쁜 advanced fibrosis 및 간경변을 대상으로 하는 효과적인 치료 타겟이 부재하다는 점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인크레틴 계열 약물들은 우수한 MASH 관해율과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지만, 근감소증의 유발 가능성, 안과적 합병증, 위장장애 및 췌장염 등의 부작용이라는 한계도 존재한다. 따라서 보다 안전하면서도 복합적인 병태생리를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제의 개발이 시급하며, 동시에 진단 및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바이오마커의 발굴 또한 병행되어야 한다.
참고문헌
1. Han E and Lee YH (2017)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The Emerging Burden in Cardiometabolic and Renal Diseases. Diabetes Metab J 41, 430-437
2. Lee YH, Kim SU, Song K et al (2016) Sarcopenia is associated with significant liver fibrosis independently of obesity and insulin resistance in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tionwide surveys (KNHANES 2008-2011). Hepatology 63, 776-786
3. Noureddin M (2024) MASH clinical trials and drugs pipeline: An impending tsunami. Hepatology
4. Kim SH, Kim G, Han DH et al (2017) Ezetimibe ameliorates steatohepatitis via AMP activated protein kinase-TFEB-mediated activation of autophagy and NLRP3 inflammasome inhibition. Autophagy 13, 1767-1781
5. Cho Y, Rhee H, Kim YE et al (2022) Ezetimibe combination therapy with statin for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an open-label randomized controlled trial (ESSENTIAL study). BMC Med 20, 93
6. Kim ER, Park JS, Kim JH et al (2022) A GLP-1/GLP-2 receptor dual agonist to treat NASH: Targeting the gut-liver axis and microbiome. Hepatology 75, 1523-1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