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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대회 참관기

2020 ESMO Virtual Congress 참관기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자

    2020-11-18
  • 조회수

    1565

2020 국제학술대회 코로나 특별세션 참관기

조진홍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박사 후 연구원
wlsghd116@naver.com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2020 ESMO (European Society for Medical Oncology) 가 코로나19로 인하여 Virtual Congress로 개최되었다. ESMO는 1975년 설립된 유럽 최대 암 질환 전문 학술기관으로 세계 최고 권위의 암 학술대회이다.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물리적 제약으로 참여하기 어려웠던 학회였는데, 사무실 컴퓨터로 세미나를 들으며 생생하게 교류할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었다. 비대면 온라인 학회로 개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권위의 종양 학회의 명성에 맞게, 오히려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은 2만여 명이 넘는 항암 연구자와 종양 전문의, 제약·바이오 관계자가 참여하여 활발한 학술 교류를 이어갔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의 이목이 바이오 산업에 집중된 터라 이번 ESMO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주목을 받았다.

세계 최고의 종양 학회인만큼 다국적 글로벌 제약사들의 여러 항암제들의 유의미한 임상 결과들이 발표되었다. 오노와 BMS의 ‘옵디보’는 적응증을 넓혀서 진행성 또는 전이성 상부위장관암의 1차 치료 임상 3상의 결과로 위암에서의 첫 면역항암제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지난 십수년간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이 유일한 치료법이었던 절제불가 3기 비소세포폐암에 대해 처음으로 허가받았던 아스트라 제네카의 ‘임핀지’의 추적 분석 연구 결과도 공개되었다. 임핀지로 치료받은 환자의 약 절반이 4년간 생존해 있고 35%가 넘는 환자가 질병 진행이 없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절제불가 3기 비소세포폐암의 새로운 생존 기준을 세운 것으로 주목받았다. 이외에도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써 화이자의 ‘로브레나’ 가 질병 진행이나 사망 위험을 72%나 감소시킨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따라서 ALK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시장은 화이자의 ‘잴코리’, 노바티스의 ‘자이카디아’, 로슈의 ‘알레센자’, 다케다제약의 ‘알룬브릭’에 이어 ‘로브레나’까지 합류하면서 5파전을 예고했다.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참여한 다양한 임상 결과도 확인할 수 있었다. HLB가 글로벌 권리를 가지고 있는 ‘리보세라닙’관련 임상 결과는 2건의 3상 임상을 비롯하여 총 23개의 병용임상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 중 간암, 비소세포성폐암에 대한 병용 임상논문은 추후에 국제간암학회(ILCA)와 의학정보 전문사이트(Univadis)에 의해 하이라이트 논문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참고로 올해 ESMO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어서 하이라이트 부문인 Best of ESMO가 없었으며, 외부 학회와 전문 온라인 웹사이트에서 개별적으로 우수 논문을 선정했다.)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리보세라닙과 아스트라 제네카의 이레사를 병용투여한 3상 임상에서는 무진행 생존기간인 PFS가 13.7개월로, 이레사 단독 투여 대조군의 10.2개월과 비교하여 3.5개월의 개선효과를 보였다. 객관적 반응률인 ORR은 77.7%로, 73.7%인 단독 투여 대조군보다 높아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써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은 해외로 기술 수출한 후보물질의 임상결과를 공개했다. 유한양행이 얀센으로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신약 ‘레이저티닙’과 얀센이 자체 개발한 ‘아미반타맙’을 병용 투여한 임상 1b결과는 항암제 투여 경험이 없는 환자들에게서 100%의 ORR을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이 임상이 계속해서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유한양행은 추가 로열티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이 스펙트럼 파마슈티컬스(미국)로 기술수출한 항암 신약인 ‘포지오티닙’의 글로벌 임상 2상 결과도 공개되었다. 이 임상결과를 기반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시판허가 (NDA)를 위한 미팅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오스코텍의 ‘JNJ372’, 메드팩토의 ‘백토서팁’, 이수앱지스의 ‘ISU104’각각에 대한 결과도 확인할 수 있었다. 늘 관심을 가지고 있던 글로벌 학회에서 국내 제약기업들의 성과를 직접 느낄 수 있어 영광이었다. 우리나라도 곧 글로벌 신약 개발에 성공하여 제약 트렌드를 선도하는 몇 나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