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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대회 참관기

2022년도 제35회 설악학술대회 참관기

  • 작성자

    류홍열 (경북대학교 생명과학부)
  • 작성일자

    2022-07-15
  • 조회수

    3202

2022년도 제35회 설악학술대회 참관기

 


 

류홍열

경북대학교 생명과학부

rhr4757@knu.ac.kr

  

설악학술대회는 신임교수인 저에게 큰 의미가 있는 학회입니다. 2020년 3월 경북대학교 생명과학부에 조교수로 임용되어 교수의 길을 걷게 되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COVID19에 의해 선배 교수님들과 학생들과의 소통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로 인해 연구실에 혼자 있는 시간은 늘고, 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하루하루를 보냈었습니다. COVID19에 의한 여러 규제가 조금씩 완화되면서 학과 교수님들을 뵐 수 있는 시간도 점차 갖게 되었으며, 특히 설악학술대회를 통해 전국의 선배 교수님들을 뵈면서 제 연구 방향성과 계획에 깊은 성찰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00여명의 연구책임자 중심의 학회가 제게 주는 임팩트와 선배 교수님들께서 주신 조언들은 너무나 소중하였고, 이를 토대로 연구자로서 제가 한층 더 성숙해졌음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번 2022년 제35회 설악학술대회는 정지영 위원장님, 고혁완 실무위원님과 위원이신 고아라, 권병수, 김규형, 김지호, 김형식, 노재석, 박만성, 박희세, 성제경, 송은주, 송재환, 심재원, 유경현, 이윤태, 장우철, 지승욱, 한백수 교수님들의 오랜 준비와 헌신 덕에 너무나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멋진 학회 열어주신 설악위원회 교수님들과 사무국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학회 발표 및 참여 교수님들의 열띤 토론을 통해 전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결과들과 열정을 배울 수 있어 무척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이번 설악학술대회는 현대 생명과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유전자의 발현과 조절 및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에 관한 기초 및 임상연구’를 모토로 첫째 날에는 cancer therapeutics와 관련하여 박현우, 황대희, 정재호, 박웅양 교수님들의 발표를 들으며, 인류의 오랜 소망인 암 정복을 위해 우리 연구자들이 해야 할 일들과 방향성에 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6분의 신진과학자이신 홍승희, 김문종, 유지호, 신동혁, 최세규, 이상배 교수님들의 발표를 통해 최신 연구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었고, 저에게 큰 동기부여를 주었습니다. 특히 학회장 초청 강연을 해주신 유명희 교수님은 ‘과학연구에서 비즈니스로’라는 제목으로 그동안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색다른 강연을 해주셨습니다. 위험관리 통합, 누적 학습을 통해 필연적으로 불확실성, 이질성, 지식의 짧은 반감기라는 특성이 있는 생명과학 연구의 여러 문제점들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개념은 하루하루 연구 결과에만 급급했던 저에겐 큰 의미가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바이오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한국정부의 정책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으며, 대한민국 생명공학 R&D가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기를 저희 연구자가 하루빨리 앞당겨야겠다는 사명감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생명과학 연구진흥을 위한 연구자 간담회에서 바이오 창업과 투자의 현실에 대한 김일한 이사님(KB인베스트먼트)의 강연과 노태영, 오민규 단장님의 연구재단 사업소개를 통해 연구실에 혼자 있어서는 도저히 알기 어려운 새로운 정보도 알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Issue and Talk 시간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에 힘쓰시는 교수님들과 학문적인 고민, 연구자로서의 고민, 교육자로서의 고민 등을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끝으로 학술대회 첫날을 알차게 마무리하였습니다.

 

둘째 날에는 drug discovery와 immunology에 관해 정해용, 백대현, 김태돈, 장수진, 김동현, 박주홍, 강규호 교수님께서 강연해 주셨습니다. 너무나 훌륭한 최근 연구 결과들을 보여주셔서 다시 한번 연구자로서 자극을 받는 시간이었습니다. 제 연구 분야인 epigenetics와 cellular aging이 어떻게 하면 다른 교수님들의 연구 분야에 접목이 될 수 있을까? 과연 새로운 product를 생성할 수 있을까? 저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에서 끝이 아니라, 강연 후 공동연구에 관해 교수님들과 대화하고 새로운 분야 설립에 관한 토론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설악산 등반은 연구자들이 놓치기 쉬운 체력단련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여러 선배 교수님들께서 말씀하셨던 연구가 롱런하기 위해선 체력을 기르는 것이 왜 필요한지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으며, 그룹토론에서 선배 교수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둘째 날 밤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어느덧 다가온 학회 마지막 날. 평소 관심이 많았던 neuroscience와 rare diseases 분야의 최근 연구 결과들과 전망에 대해서 김성연, 정원석, 임현호, 최무림, 지헌영, 허준호 교수님께서 강연해 주셨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분야 관련 질병과 제 연구 영역을 접목하려 노력하고 있었기 때문에, 너무나 흥미로운 주제였으며 이는 저에게 다시 한번 가슴에 불을 지펴 주었습니다. 폐회식을 마치고, 모든 학회 참석 교수님들께서는 각자의 가정, 일터 등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저 역시 귀가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구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과 동경으로 시작했던 대학원생과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거쳐 현재 PI로서 자리 잡은 제 방향성과 미래는 무엇일까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한없이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러한 고민을 하는 저에게 설악학술대회에서 여러 선배 교수님들과의 만남은 정말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끝으로, 즐거운 설악학술대회를 준비해 주신 설악위원회 교수님들과 사무국 선생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