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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lational Research

혈관내피세포에 창문이 왜 필요한가?

  • 작성자

    이준엽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안과)
  • 작성일자

    2023-03-24
  • 조회수

    5299

혈관내피세포에 창문이 왜 필요한가?

 


 

이준엽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안과

j.lee@amc.seoul.kr

 

서론

 

혈관은 신체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므로 항상성 유지에 중요하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는 150μm 거리 이내에 혈관이 존재하며, 인체의 혈관 총 길이가 12만 km에 이른다. 노화, 염증, 대사이상 등에 의한 혈관의 구조 및 기능 이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다양한 질병으로 이어진다. 장기 특이적 혈관 세포의 이질성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1], 장기별 혈관 초미세구조 (ultrastructure)의 다양성과 이들의 생리학적인 의미, 이를 조절하는 치료 표적의 발굴에 관한 연구는 부족하다. 특히 혈관 내피세포의 초미세구조는 아래의 그림과 같이 몇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혈관을 구성하는 내피세포의 구조에 따라 연속성 모세혈관 (closed capillary), 유창 모세혈관 (fenestrated capillary), 굴모세혈관 (sinusoidal capillary) 로 나뉜다. 내피세포의 구조적 다양성으로 인해 각 장기의 혈관 기능은 기관별로 특수성 (organotypic) 을 가지고, 기관 내에서도 조직에 따른 이질성 (heterogeneity) 을 나타낸다. 

 

 


 

유창 모세혈관 (fenestrated capillary)

혈관내피세포에 intracellular pore 즉 창문과 같은 구조가 존재하는데, 이러한 fenestration 을 통해서 내피세포를 통한 수분의 이동 뿐만 아니라 작은 peptide와 같은 물질의 이동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의 맥락막망 (choroid plexus), 갑상선, 송과체, 뇌하수체를 포함한 내분비기관, 신장의 사구체 그리고, 장의 점막에 분포하는 모세혈관이 이에 해당하며, 기능적으로 신속한 물질 교환이 필요한 이유로 추측해볼 수 있다. Fenestration 의 직경은 60 에서 80 nm 정도 되지만, 격막 (diaphragm) 의 존재로 pore size 는 6~12 nm 로 작아진다. 신장의 사구체와 같이 격막이 없는 경우 (open fenestra) 라 할지라도 glycocalyx matrix fiber 로 인해서 15 nm 이상 크기의 macromolecule 은 통과할 수 없다.[2] 

 

Fenestration 의 조절인자

내피세포의 fenestration 그리고 격막의 생성과 유지 중요한 역할은 하는 것이 plasmalemmal vesicle associated protein (PLVAP) 이다. PLVAP 은 원형질막단백질로서 fenestration 이나 소낭의 격막을 구성한다. 모세혈관에서 통과세포외배출 (transcytosis) 소낭 (vesicle) 과 모세혈관창 (fenestration )과 격막 (diaphragm) 을 구성하는 PLVAP 의 중요성은 알려졌으나, fenestration 의 형성과 유지, 통과세포외배출에 관여하는 PLVAP의 생리학적 기능에 관한 내용은 연구가 부족한 상태이다. PLVAP 결핍동물을 통해 혈관내피세포와 주변 조직, 장기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확인하는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세포특이적 결핍이 아니거나 비유도성 결핍 모델이므로 연구 범위에 한계가 있었다.[3] PLVAP 은 caveola-mediated transcytosis 에도 중요하므로 연구에 따라서, 그리고 망막이나 뇌혈관과 같이 연속성 혈관에서 PLVAP 을 단순히 혈관의 permeability 의 평가 척도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4] 한편, 성체의 간 sinusoid 에서는 전체적인 혈관구조에 PLVAP 이 관여하지 않지만, 발달과정에서는 간의 혈관천공의 격막 구성에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보고도 있다.[5] 또한 뇌혈관의 혈관주위세포가 소실되는 병리적 상황에서 혈관누출의 증가가 PLVAP 의 과발현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6], 연속성 혈관인 뇌혈관일라도 glioblastoma 와 같은 tumor 와 관련된 뇌혈관에서는 PLVAP 이 발현이 증가되어 있어[7] 향후 중추신경계 질환에서 질병의 치료표적으로 연구될 가능성이 있겠다.

 

맥락막모세혈관의 fenestration 과 정상 망막 기능

중추신경계 일종인 망막 혈관도 연속성 모세혈관으로 구성되지만, 시세포를 포함하여 망막의 외층 2/3 영역에 혈액공급을 담당하는 맥락막모세혈관 (choriocapillaris) 은 유창모세혈관이다. (그림) 

 



 우리 연구실에서는 이러한 모세혈관의 fenestration 의 생리적인 역할과 구조, 이와 관련된 질병의 병인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왔다. 인체에서는 노화나 당뇨병 등 질병상태에서 내피세포의 PLVAP 발현의 변화가 장기와 조직에 따라 그리고 연령에 따라 달라진다. 이를 고려하여 세포특이적, 유도 가능한 조건적 결핍 동물을 이용하여 PLVAP 발현을 조절하여 그 생리적 중요성을 확인하고 있다. 막망에서 유래한 VEGF-A가 맥락막모세혈관의 PLVAP 의 발현에 중요하며, 이러한 PLVAP이 소실되면 망막 변성을 초래한다.[8] PLVAP 의 발현정도에 따라 fenestration 의 수와 격막의 분포가 달라지며, 이를 통한 물질의 이동에 영향을 준다. 망막으로의 glucose 를 포함한 영양분을 공급에 문제가 있으며, 반대로 망막에서 발생한 대사산물과 노폐물의 배설에도 장애가 생겨 염증을 유발한다. 또한 맥락막모세혈관을 통한 망막으로의 산소 전달에도 영향을 미친다. 

 

결론

 

혈관의 fenestration 에 대한 연구는 전자현미경을 통한 초미세구조 분석이 필수적이며, 이와 관련된 혈관 기능의 분석을 위하여 immuno-TEM 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여 일반적인 혈관 연구에 비해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최근 single-molecule imaging 등 특수 분야 전문가 공동연구자와의 협력 연구를 통해, 이러한 fenestration 를 구성하는 물질들이 매우 규칙적으로, 그리고 정교함과 동시에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내피세포의 초미세구조 조절에 대한 새로운 발견은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또는 관심이 적었던, 한 차원 다른 세계의 혈관생물학의 매력에 빠지게 만든다. 이러한 흥미로운 발견을 바탕으로 실명유발질환인 나이관련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중추신경계 신경퇴행성 질병의 병인 규명과 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연구로 진행할 예정이며, 더 나아가 유창 모세혈관의 비밀을 하나씩 밝히고자 한다. 

 

참고문헌

 

1. Augustin HG, Koh GY. Organotypic vasculature: From descriptive heterogeneity to functional pathophysiology. Science. 2017;357.

2. Sarin H. Physiologic upper limits of pore size of different blood capillary types and another perspective on the dual pore theory of microvascular permeability. J Angiogenes Res. 2010;2:14.

3. Stan RV, Tse D, Deharvengt SJ, Smits NC, Xu Y, Luciano MR, et al. The diaphragms of fenestrated endothelia: gatekeepers of vascular permeability and blood composition. Dev Cell. 2012;23:1203-18.

4. Yang JM, Park CS, Kim SH, Noh TW, Kim JH, Park S, et al. Dll4 Suppresses Transcytosis for Arterial Blood-Retinal Barrier Homeostasis. Circ Res. 2020;126:767-83.

5. Auvinen K, Lokka E, Mokkala E, Jappinen N, Tyystjarvi S, Saine H, et al. Fenestral diaphragms and PLVAP associations in liver sinusoidal endothelial cells are developmentally regulated. Sci Rep. 2019;9:15698.

6. Mae MA, He L, Nordling S, Vazquez-Liebanas E, Nahar K, Jung B, et al. Single-Cell Analysis of Blood-Brain Barrier Response to Pericyte Loss. Circ Res. 2021;128:e46-e62.

7. Xie Y, He L, Lugano R, Zhang Y, Cao H, He Q, et al. Key molecular alterations in endothelial cells in human glioblastoma uncovered through single-cell RNA sequencing. JCI Insight. 2021;6.

8. Kim SA, Kim SJ, Choi YA, Yoon HJ, Kim A, Lee J. Retinal VEGFA maintains the ultrastructure and function of choriocapillaris by preserving the endothelial PLVAP. Biochem Biophys Res Commun. 2020;522: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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